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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종이인형 만들기

실장
2021.07.16 16:53 39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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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이 직접 만들고 모아내면 그게 바로 마을축제”
[탐방] 오학동 주민자치회 - 대형종이인형 만들기
 
송현아 기자icon_mail.gif   기사입력 2021/07/15 [17:21]
여주시 관내 주민자치위원회 중 산북면·여흥동·오학동 세 곳이 주민자치회로 시범 전환되었다. 주민자치회가 어떤 곳인지, 주민자치회원들은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기 위해 오학동 주민자치회 문화예술분과를 찾았다. 
이들은 지난달부터 주민들을 모아 시민창작예술워크숍 ‘대형종이인형 만들기’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워크숍에 참여한 주민들은 앞으로 예술활동과 마을축제를 주민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겠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인형을 만들며 나눈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 오학동 주민자치회 시민창작예술워크숍 <대형종이읺ㅇ 만들기> 참가자 기념사진.     © 세종신문

지난달 말일 오학동 주민자치센터를 찾았다. 커다란 덩치의 종이인형들이 저마다 색색깔의 옷으로 갈아입는 중이었다. 채색작업에 여념이 없던 참가자들에게 이것저것 물었더니 “재미있다”는 일치된 답이 돌아왔다. 한 주가 지난 후 다시 찾아갔다. 그새 인형들은 거의 완성되어 있었다. 참가자들의 붓놀림에서는 전에 없던 자신감도 느껴졌다. 

지난 6월 16일부터 7월 7일까지 4회에 걸쳐 오학동 주민자치회가 주관하는 <2021 주민자치 활성화 사업 시민창작예술워크숍>이 진행되었다. 이번 워크숍의 주제는 ‘대형종이인형 만들기’. 국내외에서 ‘인형엄마’로 이름을 널리 알린 엄정애 작가를 강사로 초청해 직접 인형 만들기에 나섰다. 이번 워크숍에는 자치회원 3명, 오학동 주민 11명이 참가해 2인 1조로 작업을 진행하여 6개의 작품을 완성했다. 

▲ 대형종이인형 만들기 워크숍 참가자들이 직접 만들어낸 6개의 인형들.     © 세종신문

이번 워크숍에 참여한 주민들은 전부 여성이다. 평일 오전시간이니 전업주부만 있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다양한 직군의 직장인들이 바쁜 시간을 쪼개 참석했다. 통장이 이웃주민과 함께 참석하기도 했다. 워크숍에 대해 어떻게 알고 참석하게 되었는지 묻자 몇몇은 아파트에 붙은 전단지를 보고, 몇몇은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되었다고 답했다. 주민들이 예술활동에 목말라 있었다는 것, 주민자치회의 사업이 사람과 홍보물을 통해 알음알음 전해지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오학동 주민자치회 문화예술분과 정승연 분과장은 “직접 인형 만들기를 해보니 마치 내가 예술가가 된 느낌”이라며 뿌듯해 했다. 주민자치회로 전환된 후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 무엇이냐고 묻자 정 분과장은 ‘젊어진 것’이라고 답했다. 젊은 회원들이 많아지다 보니 참여율도 높고 사업기획이나 아이디어가 예전과는 다르게 참신하다고 자랑을 이어갔다. 정 분과장은 “주민자치회를 통해 젊은 세대가 마을 일에 더 많이 참여하고 자연스럽게 세대 간 화합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인형엄마' 엄정애 작가가 워크숍 참가자들에게 인형 제작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 세종신문

참가자들이 만든 대형종이인형에는 공통된 주제가 있다. 바로 여주를 상징하거나 여주에 바라는 점이 녹아있다는 것이다. 여주에 살았다고 전해지는 갑순이가 여주 고구마를 들고 있는 인형, 뱃사공이 황포돛배에 황소를 싣고 여강을 건너는 인형, 싸리산의 전설과 함께 여주 도자기를 품고 있는 인형, 세종대왕의 도시답게 한글 자음들을 표현한 작품, 그 옛날 싸리산에 있었다던 봉화대를 재현한 작품, 장애인도 함께 어우러지는 여주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든 대한장애인체육회 캐릭터 등 작품 하나하나에 지역사랑의 마음을 담아냈다. 

▲ 대한장애인체육회 캐릭터 '두나'를 만들고 있는 주민들. 사회복지사 공부를 하고 있는 이 참가자는 추후 시설 이용자들과 종이인형 만들기 체험학습을 꼭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 세종신문

참가자들은 이번 워크숍에 참석하기 전 앞으로 봉사 및 주민활동에 적극적으로 함께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이번에 배운 대형종이인형 만들기를 가족 단위나 단체별 예술활동, 복지시설 이용자들의 체험활동 등으로 활용하고 이것을 오학동 차원으로 모아내는 작업을 해보자는 것이다. 

오학동 주민자치회 문화예술분과 진선화 부분과장은 “코로나로 지치고 다운되어 있는 분위기가 안타까워 재미있는 일을 해보자는 생각이었다”고 인형 만들기 사업의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나는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뽀로로 인형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렇게 가족, 단체, 동네별로 인형 만들기를 하고 각자 만든 것을 한데 모으면 그게 바로 마을축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형종이인형 만들기에는 보이지 않는 도움의 손길도 있었다. 대형종이인형은 주로 버려지는 신문지, 폐박스, 사료포대, 쪼개진 대나무, 폐타이어, 폐현수막 등의 폐품을 활용한다. 여주세종문화재단의 협조로 오곡나루축제 때 쓰던 대나무 중 쪼개진 것들을 가져다 쓸 수 있었고 여주시광고협회에서 폐현수막을 쓸 수 있도록 협조했다. 주변 지인들이 대나무를 잘라 가져다주기도 하고 자전거 폐타이어를 모아주기도 했다. 참가자들이 택배박스를 모아와 활용하기도 했다. 주민자치회 분과 행사를 진행하는데도 마을의 많은 손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이러한 주민들의 마음이 전해진 걸까. 강사로 나선 엄정애 작가는 “다른 지역에 비해 오학동 주민들이 적극적이고 열정이 높다. 그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계획된 것보다 두 배로 더 많은 걸 가르쳐줬다.”고 말했다. 엄 작가는 “대형종이인형 만들기에서 기본은 함께 모인 사람들의 협동이다. 함께 인형을 만들고 협동하는 과정에서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 대형종이인형 채색작업을 하고 있는 참가자들.     © 세종신문

이번 워크숍을 쭉 지켜보던 오학동 주민자치회 김윤기 회장은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서 우리 지역을 상징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인형으로 표현해 내는 작업을 했다는 것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면서 “아직은 주민자치회 앞에 놓인 과제가 더 많지만 ‘젊은 동네’인 오학동의 특성을 잘 살려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고 마을의 통합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이들이 만들어 낸 것은 인형뿐만이 아니었다. 그 곳에서는 생활 속에서 주민자치를 실현해나가는 젊은 동네 오학동의 미래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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